태화당수세록

태화당수세록(泰華堂隨歲錄) 2002년 소요(逍遙)

태화당 2019. 8. 4. 10:22

소요(逍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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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중습도고(夏中濕度高)

동리태건조(冬裏太乾燥)

다과구시환(多寡俱是患)

시고중생고(是故衆生苦)

긴완득기중(緊緩得其中)

금슬음률조(琴瑟音律調)

학도역여시(學道亦如是)

절기락편고(切忌落偏枯)

신득극편의(信得極便疑)

의득극편오(疑得極便悟)

유예야호의(猶豫野狐疑)

부득무가보(不得無價寶)

층등문외한(蹭蹬門外漢)

쟁지곤내오(爭知閫內奧)

현애불살수(懸崖不撒手)

도두불소요(到頭不逍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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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가운데엔 습도가 높고

겨울 속엔 너무 건조하나니

많거나 적음이 모두 이 우환(憂患)이라

이런 고로 중생이 괴롭도다.

긴완(緊緩)에 그 중간을 얻어야

금슬(琴瑟)의 음률이 고르나니

학도(學道)도 또한 이와 같아서

편고(偏枯)에 떨어짐을 간절히 꺼리느니라.

믿어 지극함을 얻어야 곧 의심하고

의심해 지극함을 얻어야 곧 깨닫나니

유예(猶豫)와 야호(野狐)의 의심으론

무가보(無價寶)를 얻지 못하느니라.

문 밖에서 어정거리는 이가

어찌 문지방 안의 유오(幽奧)함을 알리오

낭떠러지에서 손을 놓지 않으면

마침내 소요(逍遙)하지 못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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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 소()는 노닐 소. ()는 노닐 요.

   1~4행 태()는 심할 태. ()는 마를 조. ()는 적을 과.

   5~8행 긴()은 딴딴할 긴. 급할 긴. ()은 느즈러질 완. 더딜 완. (調)는 고를 조. ()은 치우칠 편. ()는 마를 고. 편고(偏枯)는 반신불수(半身不隨). 한쪽으로 치우침.

   9~12행 유예(猶豫)는 이아(爾雅)에 가로되 유()는 짐승의 이름. 모양이 큰 노루 같으며 나무에 잘 오르며 성질이 의심과 염려가 많아 늘 산중에 거주하며 혹 소리 있음을 들으면 곧 이에 와서 해칠까 두려워해 매번 미리() 나무에 올라감. 오랫동안 사람이 없은 연후에 감히 내려왔다가 잠시 후에 또 올라가나니 이와 같이 하기를 한 번이 아닌 연고로 이제 결단하지 못하는 것을 유예(猶豫)라고 일컫는다 [禪林疏語考證卷二]. ()는 머뭇거릴 유. ()는 머뭇거릴 예. 미리 예. 야호(野狐)는 들여우. 한서문제기주(漢書文帝紀註)에 가로되 여우의 짐승됨이 그 성품이 의심이 많아 매번 빙하(氷河)를 건널 적마다 또 듣고 또 건너므로 고로 의심하는 것을 일러 호의(狐疑)라고 일컫는다 [禪林疏語考證卷二]. 무가보(無價寶)는 값을 매길 수 없을 만큼 귀중한 보배. (便)은 곧() . 동작적시간(動作的時間)의 빠름을 표시하는 글자.

   13~16행 층()은 어정거릴 층. ()은 어정거릴 등. ()은 문지방 곤. ()는 속 오. 깊을 오. 현애(懸崖)는 아득한 낭떠러지. 도두(到頭)는 마침내. 드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