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주원각경

어주원각경(御註圓覺經) 보현보살(普賢菩薩)

태화당 2025. 10. 19. 23:35

於是普賢菩薩 在大衆中 卽從座起 頂禮佛足 右繞三匝 長跪叉手 而白佛言 大悲世尊 願爲此會諸菩薩衆 及爲末世一切衆生修大乘者 聞此圓覺淸淨境界 云何修行 世尊 若彼衆生知如幻者 身心亦幻 云何以幻還修於幻

旣知一切如幻 則身心亦是幻也 何故復以幻身幻心 修彼幻法

 

이에 보현보살(普賢菩薩)이 대중 중에 있다가 곧 자리로 좇아 일어나 불족(佛足)에 정례(頂禮)하고 세 바퀴(三匝) 우요(右繞)하고 장궤(長跪)하여 차수(叉手)하고 불타에게 사뢰어 말하되 대비하신 세존이시여, 원컨대 차회(此會)의 모든 보살중(菩薩衆) 및 말세의 일체중생에 대승을 닦는 자를 위하십시오. 이 원각의 청정한 경계(境界)를 듣고 어떻게(云何) 수행해야 합니까. 세존이시여, 이에() 저 중생이 여환(如幻)임을 아는 자의 신심(身心)도 또한 환()이거늘 어떻게 환으로써 도리어 환을 닦습니까.

이미 일체가 여환(如幻)임을 알았으니 곧 심심(身心) 역시(亦是) 환이다. 무슨 연고로 다시 환신(幻身)과 환심(幻心)으로써 저 환법(幻法)을 닦는가.

 

若諸幻性一切盡滅 則無有心 誰爲修行 云何復說修行如幻

若滅諸幻性 則冥然無心 亦無修行之人矣 其性旣不可滅 則修行非幻也 何故復謂修行如幻 此菩薩設問之意

冥然; 愚昧無知貌

 

만약 모든 환성(幻性)이 일체 모두() ()하면 곧 심()이 있지 않거늘 누가 수행하며 어떻게(云何) 다시 여환(如幻)을 수행한다고 설하겠습니까

만약 모든 환성(幻性)을 멸하면 곧 명연(冥然)하여 무심(無心)하며 또한 수행할 사람도 없다. 그 성(性)은 이미 가히 멸하지 못하니 곧 수행은 환이 아니거늘 무슨 연고로 다시 이르되 여환(如幻)을 수행하라 하는가. 이것이 보살이 설문(設問)한 뜻이다.

冥然; 우매하여 무지한 모양.

 

若諸衆生本不修行 於生死中常居幻化 曾不了知如幻境界 令妄想心云何解脫

若謂本來不須修習 則常在幻中 不明幻境 令彼妄心何由解脫

 

만약 모든 중생이 본래 수행하지 않고 생사 중에서 환화(幻化)에 상거(常居)한다면 일찍이 여환경계(如幻境界)를 요지(了知)하지 못하거늘 망상심(妄想心)으로 하여금 어떻게(云何) 해탈하게 하겠습니까.

만약 이르되 본래 수습(修習)을 쓰지(須) 않는다 하면 곧 환중(幻中)에 상재(常在)하여 환경(幻境)을 밝히지 못하거늘 저 망심(妄心)으로 하여금 무엇을 말미암아 해탈하게 하겠습니까.

 

願爲末世一切衆生 作何方便漸次修習 令諸衆生永離諸幻 作是語已 五體投地 如是三請 終而復始

 

원컨대 말세의 일체중생을 위하십시오. 무슨 방편을 지어 점차 수습(修習)해야 모든 중생으로 하여금 제환(諸幻)을 영리(永離)케 하겠습니까. 이 말을 지어 마치자 오체를 투지(五體投地)했다. 이와 같이 삼청(三請)하고는 마치자 다시 시작했다.

 

爾時世尊告普賢菩薩言 善哉善哉 善男子 汝等乃能爲諸菩薩及末世衆生 修習菩薩如幻三昧 方便漸次 令諸衆生得離諸幻 汝今諦聽 當爲汝說 時普賢菩薩奉敎歡喜 及諸大衆默然而聽

 

이때 세존이 보현보살에게 고()해 말씀하시되 선재선재(善哉善哉)로다 선남자여. 여등(汝等)이 이에 능히 모든 보살 및 말세 중생을 위해 보살의 여환삼매(如幻三昧)를 수습(修習)하고 방편의 점차(漸次)로 모든 중생으로 하여금 제환(諸幻)을 여읨을 얻게 하니 너는 이제 체청(諦聽)하라, 마땅히 너를 위해 설하리라. 때에 보현보살이 봉교(奉敎)하여 환희했고 및 모든 대중이 묵연(默然)히 들었다.

 

善男子 一切衆生種種幻化 皆生如來圓覺妙心 猶如空華從空而有 幻華雖滅 空性不壞

妙心未明 諸幻競起 譬如空華 從空而有 及至幻滅 妙心獨存 譬如滅華空性無損

 

선남자여 일체 중생의 갖가지 환화(幻化)가 모두 여래의 원각묘심(圓覺妙心)에서 생겨남이 마치 공화(空華)가 허공으로 좇아 있음과 같나니 환화(幻華)는 비록 멸하나 공성(空性; 허공의 자성)은 불괴(不壞)니라.

묘심(妙心)을 밝히지 못하면 제환(諸幻)이 경기(競起)하거니와 비유컨대 공화가 허공으로 좇아 있다가 환멸(幻滅; 환이 없어짐)에 이르러(及至) 묘심(妙心)이 독존(獨存)함과 같고 비유컨대 꽃은 멸하지만(滅華) 공성(空性)은 줄어듦(損)이 없음과 같다.

 

衆生幻心 還依幻滅

彼幻心者 因幻而起 復因幻智 方得除滅

 

중생의 환심(幻心)이 도리어 환()에 의해 멸()하거니와

저 환심(幻心)이란 것은 환으로 인해 일어났고 다시 환지(幻智)로 인해 비로소 제멸(除滅)함을 얻는다.

 

諸幻盡滅 覺心不動

諸幻悉滅 圓覺本性 元不曾動

 

제환(諸幻)이 모두 없어져도() 각심(覺心)은 부동(不動)이니라.

제환이 모두(諸幻) 멸해도 원각의 본성은 원래 일찍이 동하지 않는다.

 

依幻說覺 亦名爲幻

離幻說覺 尙在幻中依幻而言 故宜爲幻

 

()에 의해 각()을 설함도 또한 이름하여 환()이며

환을 여의고 각을 설해도 오히려 환중(幻中)에 있으면서 환에 의해 말함인지라 고로 의당(宜當; 宜) 환이 된다.

 

若說有覺 猶未離幻 說無覺者 亦復如是

本來覺性 不屬有無 若說有無 皆未離幻

 

만약 각()이 있음을 설하면 오히려 환()을 여의지 못하며 각이 없음을 설하는 것도 또한 다시 이와 같나니

본래의 각성(覺性)은 유무(有無)에 속하지 않나니 만약 유무를 설한다면 모두 환을 여의지 못한다.

 

是故幻滅 名爲不動

幻滅之後 覺性如如

 

이런 고로 환()이 멸()함을 이름하여 부동(不動)이니라.

환이 없어진 후에 각성(覺性)이 여여(如如)하다.

 

善男子 一切菩薩及末世衆生 應當遠離一切幻化虛妄境界 由堅執持遠離心故

遠離一切幻境者 本由堅固執持永無一切幻心

 

선남자여 일체 보살 및 말세 중생은 응당 일체 환화(幻化)의 허망한 경계를 원리(遠離)해야 하나니 원리(遠離)한다는 마음을 견고하게() 집지(執持)하기 때문()의 연고니라.

일체 환경(幻境)을 원리(遠離)한다는 것은 본래 영원히(永) 일체 환심(幻心)을 없앤다 함을 견고하게 집지(固執)하기 때문(由)이다.

 

心如幻者 亦復遠離

我之靈心如幻化者 亦當遠離 不可執著

 

마음이 환()과 같다고 하는 것도 또한 다시 원리(遠離)하고

나의 영심(靈心)이 환화(幻化)와 같다고 하는 것도 또한 마땅히 원리(遠離)해야 하나니 집착함은 옳지 못하다.

 

遠離爲幻 亦復遠離

遠離諸幻之心亦是一幻 亦當遠離

 

원리(遠離)도 환()이 되니 또한 다시 원리하고

제환(諸幻)을 원리(遠離)한다는 마음도 역시(亦是) 일환(一幻)이니 또한 마땅히 원리하라.

 

離遠離幻 亦復遠離

欲遣遠離之心亦是一幻 亦當遠離

 

원리(遠離)를 여읨()도 환()이니 또한 다시 원리할지니

원리(遠離)를 보내고자(欲遣) 하는 마음도 역시 일환(一幻)이니 또한 마땅히 원리하라.

 

得無所離 卽除諸幻

盡離一切幻心 則幻無所容矣

 

여읠() 바가 없음을 얻어야 곧 제환(諸幻)을 제()하느니라.

일체의 환심(幻心)을 모두 여의어야 곧 환(幻)을 용납하는 바가 없다.

 

譬如鑽火兩木相因 火出木盡灰飛煙滅 以幻修幻 亦復如是 諸幻雖盡 不入斷滅

以木鑽火 木爲火焚 木火俱盡 獨有地存 如以幻心復修幻法 諸幻盡滅 覺性常在

鑽火; 古代得火之法 摩擦木孔以得

 

비여(譬如; 를 듦) 찬화(鑽火)하면 양목(兩木)이 상인(相因)하여 불이 나오고 나무가 다하고 재가 날고 연기가 없어지나니() ()으로써 환을 닦음도 또한 다시 이와 같아서 제환(諸幻)이 비록 다하지만() 단멸(斷滅)에 들지 않느니라.

나무로써 찬화(鑽火)하면 나무가 불에 탐(焚)이 되어 나무와 불이 모두 없어지고 오직(獨) 땅만 존재함이 있다. 환심(幻心)으로써 다시 환법(幻法)을 닦아 제환(諸幻)이 모두 없어지면(滅) 각성(覺性)이 상존(常在)함과 같다.

鑽火; 고대 불을 얻던 방법이니 나무 구멍을 마찰하여 얻었음.

 

善男子 知幻卽離 不作方便

心知是幻 卽當遠離 何假方便

 

선남자여 환()임을 알면 곧 리(; 遠離)라서 방편을 짓지 않으며

마음에 이 환임을 알면 곧 마땅히 원리(遠離)거늘 어찌 방편을 빌리겠는가.

 

離幻卽覺 亦無漸次

盡離諸幻 卽是眞覺 頓悟本心 更無漸次

 

()을 여의면 곧 각()이라서 또한 점차(漸次)가 없느니라.

제환(諸幻)을 모두 여의면 곧 이 진각(眞覺)이니 본심(本心)을 돈오(頓悟)하매 다시 점차가 없다.

 

一切菩薩及末世衆生 依此修行 如是乃能永離諸幻

 

일체 보살 및 말세 중생이 이에 의해 수행할지니 이와 같아야 곧() 능히 제환(諸幻)을 영리(永離)하느니라.

 

爾時世尊欲重宣此義而說偈言

 

이때 세존이 이 뜻을 중선(重宣)하고자 하여 게()를 설해 말씀하시되

 

普賢汝當知 一切諸衆生

無始幻無明 皆從諸如來

圓覺心建立

 

보현(普賢)이여 너는 마땅히 알지니/ 일체 모든 중생의/ 무시(無始)의 환()인 무명(無明)/ 모두 모든 여래의/ 원각심(圓覺心)으로 좇아 건립하느니라.

 

猶如虛空華 依空而有相

空華若復滅 虛空本不動

幻從諸覺生 幻滅覺圓滿

覺心不動故

 

마치 허공화(虛空華)/ 허공에 의해 상()이 있음과 같이/ 공화(空華)가 만약 다시 멸()하면/ 허공은 본래 부동(不動)하느니라/ ()이 제각(諸覺)으로 좇아 생기고/ 환이 없어지면 각()이 원만하나니/ 각심(覺心)이 부동(不動)한 연고니라.

 

若彼諸菩薩 及末世衆生

常應遠離幻 諸幻悉皆離

如木中生火 木盡火還滅

 

만약 저 모든 보살/ 및 말세 중생이/ 늘 응당 환()을 원리(遠離)하고/ 제환(諸幻)을 모두 다 여의면/ 나무 가운데 불이 생겨/ 나무가 다하매 불도 도리어 없어짐()과 같느니라.

 

覺則無漸次 方便亦如是

깨치면() 곧 점차가 없나니/ 방편도 또한 이와 같느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