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호야록상

나호야록상(羅湖野錄上)  숭각공(崇覺空; 法空)

태화당 2025. 11. 17. 08:22

臨安南蕩崇覺空禪師 生緣姑熟 參侍黃龍死心禪師 死心惜其福不逮慧 以無應世爲囑 草堂淸公送以偈曰 十年聚首龍峰寺 一悟眞空萬境閑 此去隨緣且高隱 莫將名字落人間 尋棲止天台 望高叢林 應命崇覺 未幾 院罹回祿 黽勉於土木之役 亦無倦誨接 甞頌野狐話曰 含血潠人 先污其口 百丈野狐 失頭狂走 驀地喚回 打箇筋斗 空之天資精悍 知見甚高 律身精嚴 外請不赴 有欲迎齋爲架三門 乃告以捨家財 荷公發心矣 背衆食 奈我破戒何 其固守如此 然平居氣凌諸方 於學徒亦鮮假詞色 眞有父風 卓然可敬也

崇覺空; 法空 宋代黃龍派僧 江西人 久侍黃龍死心 一日辭去 心曰 汝福薄 只宜以道自養 後出世杭州南蕩崇覺 不逾月而院被火 師嘆曰 吾違先師之言 故致於此 後終於本山 [續傳燈錄二十三 五燈全書三十九]

回祿; 相傳爲火神之名 引申指火災

野狐話; 古尊宿語錄一百丈懷海 師每日上堂 常有一老人聽法 隨衆散去 一日不去 師乃問 立者何人 老人云 某甲於過去迦葉佛時曾住此山 有學人問 大修行底人 還落因果也無 對云 不落因果 墮在野狐身 今請和尙代一轉語 師云 汝但問 老人便問 大修行底人還落因果也無 師云 不昧因果 老人於言下大悟 告辭師云 某甲已免野狐身 住在山後 乞依亡僧燒送 師令維那白槌告衆 齋後普請送亡僧 大衆不能詳 至晩參 師擧前因緣次 黃檗便問 古人錯對一轉語 落在野狐身 今人轉轉不錯是如何 師云 近前來 向汝道 黃檗近前打師一掌 師云 將謂胡鬚赤 更有赤鬚胡

失頭狂走; 楞嚴經四云 室羅城中演若達多 忽於晨朝以鏡照面 愛鏡中頭眉目可見 瞋責己頭不見面目 以爲魑魅無狀狂走(狀 禮貌也)

驀地; 忽然 突然 地 後綴

筋斗; 又作斤斗 巾斗 唐之俗語 爲倒翻身也 斤是其本字 餘皆爲假用 祖庭事苑七 斤斗 斤 斫木具也 頭重而柯輕 用之則斗轉 爲此技者似之

精悍; 精明强悍

 

임안(臨安) 남탕(南蕩) 숭각공(崇覺空; 法空) 선사는 생연(生緣; 家鄕)이 고숙(姑熟)이다. 황룡 사심선사(死心禪師; 悟新)를 참시(參侍)했다. 사심이 그의 복이 혜()에 미치지() 못함을 애석히 여겼고 응세(應世)함이 없어야 한다로써 부촉(付囑; )했다. 초당청공(草堂淸; 善淸)이 게로써 송별해 가로되 십 년 동안 용봉사(龍峰寺)에서 취수(聚首; 聚會)하여/ 진공(眞空)을 한 번 깨치매 만경(萬境)이 한가하다/ 여기에서 떠나(此去) 수연(隨緣)하며 또() 고은(高隱)하고/ 명자(名字)를 가져 인간에 떨어지게 하지 말아라. 이윽고 천태(天台)에 서지(棲止)했는데 명망(名望; )이 총림에 높았다. 숭각(崇覺)의 명()에 응했는데 오래지 않아 원()이 회록(回祿)에 걸렸다(). 토목지역(土木之役)에 민면(黽勉; 부지런히 힘씀)했고 또한 회접(誨接; 가르치고 接引)에 게으름이 없었다. 일찍이 야호화(野狐話)를 송해 가로되 피를 머금어 사람에게 뿜으면(; 뿜을 손)/ 먼저 그 입을 더럽힌다()/ 백장야호(百丈野狐)/ 머리를 잃고 미쳐 달리는구나(失頭狂走)/ 맥지(驀地) 불러 돌이키니(喚回)/ 저 근두를 짓는다(打箇筋斗). ()의 천자(天資)가 정한(精悍)했고 지견이 심히 높았고 율신(律身; 持律하는 몸)이 정엄(精嚴)했고 외청(外請)에 다다르지() 않았다. 어떤 이()가 영재(迎齋; 맞이해 재를 베풂)하고 싶어 삼문(三門)을 가설(架設)하고 이에 가재(家財)를 버린다고() ()했으니 공()의 발심(發心)을 하부(荷負; )했음이다. 대중을 등지고 먹으면(背衆食) 내가 파계함임을 어찌하겠는가 했으니 그 고수(固守)가 이와 같았다. 그러나 평거(平居; 平素. 平日)엔 기()가 제방을 능가(凌駕; )했고 학도(學徒)에겐 또한 거짓 사색(詞色)이 드물었으며() 참으로 부풍(父風)이 있었으니 탁연(卓然)하여 가히 공경(恭敬; )할 만했다.

崇覺空; 법공(法空)이니 송대 황룡파승. 강서 사람. 오래 황룡사심(黃龍死心)을 시봉했는데 어느 날 고별하고 떠나자 사심이 가로되 너는 복이 박하니 다만 마땅히 도로써 자양(自養)하라. 후에 항주 남탕 숭각에서 출세했는데 한 달도 넘지 않아서 사원이 화재를 입었음. 스님이 탄식해 가로되 내가 선사(先師)의 말씀을 위배하여 고로 여기에 이르게 되었다. 후에 본산에서 마쳤음 [속전등록23. 오등전서39].

回祿; 상전(相傳)하기를 화신(火神)의 이름이라 함. 인신(引申; 轉義)하여 화재를 가리킴.

野狐話; 고존숙어록1 백장회해(百丈懷海). 스님이 매일 상당(上堂)하매 늘 한 노인이 있어 청법(聽法)하고 대중을 따라 흩어지더니 어느 날 가지 않자 스님이 이에 묻되 선 자는 어떤 사람인가. 노인이 이르되 모갑(某甲)은 과거 가섭불(迦葉佛) 때 일찍이 이 산에 거주했는데 어떤 학인(學人)이 묻되 크게 수행한 사람도 도리어 인과에 떨어집니까 또는 아닙니까. 대답해 이르되 인과에 떨어지지 않는다(不落因果) 했는데 들여우(野狐)의 몸에 떨어졌습니다. 이제 화상에게 청하오니 일전어(一轉語)를 대체하십시오. 스님이 이르되 네가 다만 물어라. 노인이 곧 묻되 크게 수행한 사람도 도리어 인과에 떨어집니까 또는 아닙니까. 스님이 이르되 인과에 매(. 어두울 매)하지 않는다(不昧因果). 노인이 언하(言下)에 대오했다. 스님에게 고별()하며 이르되 모갑이 이미 들여우의 몸을 면해 산 뒤에 머물러 있습니다. 망승(亡僧; 죽은 승려)의 소송(燒送. 화장하여 전송함)에 의하기를 구걸(求乞)합니다. 스님이 유나(維那)를 시켜 백추(白槌)하여 대중에게 알리게 했다. (. 정오 이전의 식사) 한 후에 보청(普請)하여 망승을 전송(餞送)할 것입니다. 대중이 능히 상세히 알지 못했다. 만참(晩參)에 스님이 앞의 인연을 들던 차에 황벽(黃檗; 黃檗希運)이 곧 묻되 고인이 1전어(轉語)를 잘못 대답해 들여우의 몸에 떨어져 있었습니다만 지금 사람이 전전(轉轉)히 그릇되지 않으면 곧() 어떻습니까. 스님이 이르되 앞으로 가까이 오너라, 너를 향해 말하리라. 황벽이 앞으로 가까이 가서 스님을 일장(一掌) 갈겼다. 스님이 이르되 장차 오랑캐 수염이 붉다 하렸더니 다시 붉은 수염 오랑캐가 있구나.

失頭狂走; 릉엄경4에 이르되 실라성(室羅城) 중의 연야달다(演若達多)가 홀연히 이른 아침에 거울로 얼굴을 비추며 거울 속의 머리와 미목(眉目)을 가히 볼 만함을 사랑하다가 자기 머리에서 면목(面目)이 보이지 않음을 성내며 책망하고는 도깨비에 홀림이 되어 무상광주(無狀狂走; 禮貌)했다.

驀地; 홀연. 돌연. 지는 후철.

筋斗; 또 근두(斤斗)ㆍ건두(巾斗)로 지음. 당의 속어니 몸을 거꾸로 뒤집음이 됨. ()이 이 그의 본래 글자며 나머지는 가차(假借)하여 씀이 됨. 조정사원7. 근두(斤斗) 도끼는 나무를 쪼개는 도구임. 머리가 무겁고 자루가 가벼워 이를 쓰면 곧 두(; . 자루가 있음)가 회전하므로 이 기예를 하는 자가 이와 흡사함.

精悍; 精明强悍 정명(精明)하고 강한(强悍; 강하고 사나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