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호야록상

나호야록상(羅湖野錄上) 유도파(兪道婆)

태화당 2025. 11. 18. 07:54

金陵有兪道婆者 禪林傳其參見琅邪起禪師 家以鬻油餈爲業 一日 聞匃者唱蓮花樂於市云 不因柳毅傳書信 何緣得到洞庭湖 忽有省 不覺大笑 拋弃油餈與市兒競拾 其夫詬曰 你何顚耶 婆撫掌曰 非公境界 自是見僧必勘驗 時有僧過其門 婆遽呼曰 兒 兒 僧曰 媽媽 爹爹在甚麽處 婆轉身拜露柱 僧卽踏倒曰 將謂有多少奇特 次見僧 問曰 上座甚處來 僧曰 五祖來 婆曰 五祖長老猶是婆兒子在 僧曰 婆婆却是誰兒 婆曰 老婆被上座一問 直得立地放尿 其頌婆子偸趙州筍因緣曰 虎穴魔宮到者稀 老婆失脚又懷疑 趙州喫掌無人會 直至如今成是非 宣政間 江淮爲禪衲淵藪 婆於是時吹無孔笛 韻出靑霄 遂致和者旁乎而至 機緣偈句流布于世 自有賞音爲其一唱而三歎也

兪道婆; 宋代楊岐派女居士 金陵(江蘇南京)人 賣油糍爲業 隨衆參問琅邪永起 一日 聞貧子唱蓮花樂云 不因柳毅傳書信 何緣得到洞庭湖 忽然契悟 往見琅邪獲印可 [五燈會元十九] 道婆; 指有道的婦女

琅邪起; 永起 宋代楊岐派僧 住滁州琅邪山開化寺 得法於舒州白雲山寺守端 [普燈錄八 五燈會元十九]

蓮花樂; 又稱蓮花落 民間曲藝的一種 街頭乞丐藝人 手持竹板或肩胛骨板 或說或唱

柳毅; 柳毅傳(李朝威作)之主人公 唐高宗時 儒生柳毅 路逢洞庭龍君小女 其婦人被虐待於媤家 聽其女之請 密通尺書于洞庭 受洞庭龍宮之歡待 而婚姻龍君之女 畢竟爲神仙

媽媽; 是母親的口語

爹爹; 父親的口語稱謂 又對老年男子的尊稱

露柱; 顯露在外面的柱子 註華嚴經題法界觀門頌下 露柱者簷下柱也

立地; 一卽刻 卽時 立 卽刻 地 助詞 二站著 又存立之地 建立之地

婆子偸趙州筍; 禪苑蒙求上 婆子偸笋 (會元四)趙州路逢一婆子 問曰 甚處去 婆云 偸趙州笋去 忽遇老僧又作麽生 婆便與一掌 州休去

淵藪; 原指魚類棲息的深水與獸類聚集的草澤 後引申爲比喻人或事物集中的地方

無孔笛; 無孔竅的笛子 不能吹出通常的曲調 喩指超越言句 玄妙奇特的禪法或機鋒

 

금릉(金陵)에 유도파(兪道婆)란 자가 있었으니 선림(禪林)에서 전하기를 그가 낭야기(琅邪起; 永起저본에 琅邪로 지었음) 선사를 참견(參見)했다. 집이 유자(油餈; 는 인절미)를 파는(; 팔 육) 것을 업()으로 삼았다. 어느 날 개자(匃者)가 저자()에서 연화악(蓮花樂)을 창()함을 들었는데 이르되 유의(柳毅)가 서신을 전함을 인하지 않았다면 무슨 연고()로 동정호에 이름을 얻었겠는가(得到). 홀연히 성찰이 있었다. 불각에 대소(大笑)하고 유자(油餈)를 던져 버려서(拋弃) 시아(市兒; 시장의 아이들)가 경습(競拾)하게 했다. 그의 지아비()가 꾸짖으며() 가로되 네가 어찌하여 미쳤느냐(顚耶). ()가 무장(撫掌; 拍掌)하고 가로되 공()의 경계가 아니다. 이로부터 중을 보면 반드시 감험(勘驗)했다. 때에 어떤 중이 그의 문을 지나가자() ()가 급히 불러() 가로되 아가(), 아가야. 승왈(僧曰) 마마(媽媽), 다다(爹爹)는 어느 곳(甚麽處)에 있습니까. ()가 몸을 돌려 노주(露柱)에게 예배했다. 중이 곧 밟아 넘어뜨리고 가로되 장차 이르기를 다소의 기특(奇特)이 있다고 하렸더니. 다음으로 중을 보자 문왈(問曰) 상좌(上座)는 어느 곳(甚處)에서 옵니까. 승왈 오조(五祖; 오조산)에서 왔습니다. 파왈 오조의 장로는 오히려 이 파()의 아자(兒子; 孩子니 어린이). 승왈 파파(婆婆)는 도리어 이 누구의 아이()인가. 파왈(婆曰) 노파가 상좌의 일문(一問)을 입자 바로 입지(立地) 방뇨(放尿)함을 얻었다. 그가 파자투조주순인연(婆子偸趙州筍因緣)을 송해 가로되 호혈마궁(虎穴魔宮)에 이르는 자가 드무나니()/ 노파가 실각(失脚; 발을 헛디딤)하고 또 회의(懷疑)했다/ 조주가 끽장(喫掌)함을 아는 사람이 없나니/ 바로 여금에 이르도록 시비를 이룬다. 선정(宣政; 에 이 연호가 없음) 간 강회(江淮)가 선납(禪衲; 선승)의 연수(淵藪)가 되었다. 노파가 이때(是時) 무공적(無孔笛)을 불매 운()이 청소(靑霄)를 벗어났고() 드디어 치화(致和; 화응을 이룸)하는 자가 가까이 하며 이르렀고(旁乎而至) 기연(機緣))과 게구(偈句)가 세간에 유포(流布)되었고 저절로 상음(賞音)함이 있어 그가 일창(一唱)하매 삼탄(三歎)하였다.

兪道婆; 송대 양기파 여거사. 금릉(강소 남경) 사람. 유자(油糍)를 팖을 업으로 삼았고 대중 따라 낭야영기(琅邪永起)에게 참문했음. 어느 날 빈자(貧子)가 연화악(蓮花樂)을 노래부름을 들었는데 이르되 유의(柳毅)가 서신을 전함을 인하지 않았다면 무슨 사연으로 동정호에 이름을 얻었겠는가. 홀연히 계오(契悟)했음. 가서 낭야를 뵙고 인가를 얻었음 [오등회원19]. 道婆; 도가 있는 부녀를 가리킴.

琅邪起; 영기(永起)니 송대 양기파승. 저주 낭야산 개화사에 주()했고 서주 백운산사 수단(守端)에게서 득법했음 [보등록8. 오등회원19].

蓮花樂; 또 명칭이 연화락(蓮花落)이니 민간 곡예의 일종. 가두의 걸개(乞丐)하는 예인(藝人)이 손에 죽판(竹板)이나 혹 견갑골판(肩胛骨板; 어깨뼈의 판)을 잡고 혹은 설하고 혹은 창().

柳毅; 유의전(柳毅傳; 李朝威作)의 주인공. 당 고종 때 유생 유의(柳毅)가 길에서 동정호 용군(龍君)의 소녀(小女; 딸아이)를 만났는데 그 부인은 시가(媤家)에서 학대를 받았음. 그 여자의 청을 허락하여 척서(尺書; 서신)를 동정호에 몰래 통지하였고 동정호 용궁의 환대를 받았으며 용군의 딸과 혼인했고 필경에 신선이 되었음.

媽媽; 이는 모친의 구어(口語).

爹爹; 부친의 구어(口語)를 일컬음. 또 노년 남자에 대한 존칭.

露柱; 외면에 환히 드러난 기둥. 주화엄경제법계관문송하. 노주(露柱)란 것은 처마 아래의 기둥이다.

立地; 1. 즉각. 즉시. ()은 즉각이며 지는 조사. 2. 참착(站著; 서다). 또 존립의 땅. 건립의 땅.

婆子偸趙州筍; 선원몽구상. 파자투순(婆子偸笋) (회원4) 조주가 길에서 한 파자를 만났다. 물어 가로되 어느 곳으로 갑니까. 파자가 이르되 조주순(趙州笋)을 훔치러 갑니다. 홀연히 노승(老僧; 조주)을 만나면 또 어떻게 합니까. 파자가 바로 1()을 갈겨 주었다. 조주가 쉬었다.

淵藪; 원래 어류(魚類)가 서식(棲息)하는 심수(深水)와 수류(獸類)가 취집(聚集)하는 초택(草澤)을 가리키나 후에 인신(引申)하여 사람 혹 사물이 집중(集中)하는 지방에 비유했음.

無孔笛; 구멍이 없는 피리니 능히 통상의 곡조를 불어 내지 못함. 언구를 초월한 현묘하고 기특한 선법 혹 기봉을 비유로 가리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