福州空首座 在江西雲門菴 一日 妙喜老師問其香嚴上樹話 對以好對春風唱鷓鴣 及徵之 是樹上語 是樹下語 空罔然 尋避宼之曹谿 復趨臨川疎山 時草堂淸和尙在焉 因看前話有所證 自謂頓見妙喜用處 遂歸閩 寓古田秀峰 道望四馳 而屢却名刹之招 東禪淨禪師 有偈調之曰 山龜有殻藏頭尾 七十二鑽不奈何 恰似秀峰空首座 嘉招不肯出煙蘿 答曰 敢將不出以爲高 朽索其如六馬何 賴有舀谿長柄杓 不妨霜月在松蘿 空之偈句風韻高妙 於事理尤爲圓融 如贈撮藥道人曰 當陽拈出大家看 來處分明去處端 總是諸人自遮護 先生毫髮不相謾 又貽修漏道者曰 是處叢林走一遭 敲甎打瓦不辭勞 忽然踏著通天竅 始覺從前立處高 又雪中和僧偈曰 蓋覆乾坤似有功 洞然明白又無蹤 其如未識無蹤處 玉屑霏霏落眼中 曾侍郞吉甫甞有詩寄之曰 江西句法空公得 一向逃禪挽不回 深密伽陀妙天下 無人知道派中來 其爲名公擊節如此
●香嚴上樹; 香嚴卽智閑 請益錄第七則香嚴上樹 香嚴垂語云 如人上樹 口銜樹枝 手不攀枝 脚不踏枝 下有人問西來意 若不對 違他所問 若對又喪身失命 正當恁麽時作麽生卽是 有虎頭招上座云 樹上卽不問 未上樹請和尙道 香嚴呵呵大笑
●鷓鴣; 一鳥名 祖庭事苑二 鷓鴣 上之夜切 下音姑 形似雉 生江南 二唐敎坊曲名 山鷓鴣的省稱 此指二
●七十二鑽; 從容錄第十則 莊子云 宋元君夢人被髮曰 予自宰路之淵 予爲淸江使河伯之所 漁者余且得予 覺占之 神龜也 漁者果有余且 網得白龜 其圓五尺 君欲活之 卜之曰 殺龜以卜吉 乃刳龜 七十二鑽而無遺筴
●煙蘿; 草樹茂密 煙聚蘿纏 謂之煙蘿 借指幽居或修眞之處
●當陽; 又作當揚 一對著陽光 顯露明白 二當面 當場 當下 此指二
●一遭; 遭 量詞 一周 轉 二次 回
●敲甎打瓦; 同敲磚打瓦 對沈埋于言句問答者的譏斥語
●逃禪; 一謂學佛 西廂記中崔鶯鶯夜聽琴雜劇云 我經文也不會談 逃禪也懶去參 杜甫飮中八仙歌詩云 蘇晉長齋繡佛前 醉中往往愛逃禪 或謂逃禪一詞猶如逃墨逃楊 是逃而出 非逃而入 然一般多以逃禪爲學佛之意 二指遁世而參禪 此指二
●伽陀; <梵> gāthā 梵語伽陀 華言諷頌 又作伽他 十二分敎(十二部經)之一 ▲法華玄贊二 梵云伽陀 此翻爲頌 頌者美也歌也 頌中文句 極美麗故 歌頌之故 訛略云偈
●擊節; 指打拍子 後用來形容對別人的詩文或藝術等的贊賞
복주(福州) 공수좌(空首座)가 강서(江西) 운문암(雲門菴)에 있었다. 어느 날 묘희(妙喜) 노사(老師)가 그에게 향엄상수화(香嚴上樹話)를 묻자 춘풍에 자고(鷓鴣)를 창(唱)함에 호대(好對)한다로써 대답했다. 및 그(之)에게 징문(徵問; 徵)하되 이는 수상(樹上)의 말인가. 이는 수하(樹下)의 말인가. 공(空)이 망연(罔然)했다. 이윽고 도적(宼)을 피해 조계(曹谿)로 갔다가(之) 다시 임천(臨川)의 소산(疎山)으로 달려갔다(趨). 당시에 초당청(草堂淸; 善淸) 화상이 있었다. 전화(前話)를 간(看)함으로 인해 소증(所證)이 있었고 스스로 이르되 묘희의 용처(用處)를 돈견(頓見)했다. 드디어 귀민(歸閩)하여 고전(古田) 수봉(秀峰)에 우거(寓居)했는데 도망(道望)이 사방으로 달렸다(四馳). 명찰(名刹)의 초청(招)을 자주 물리쳤다(屢却). 동선정(東禪淨) 선사가 게가 있어 그(之)를 조롱(嘲弄; 調)해 가로되 산귀(山龜)가 껍데기(殻)가 있어 두미(頭尾)를 감췄나니/ 칠십이찬(七十二鑽)하여도 어찌하지 못하네(不奈何)/ 수봉(秀峰)의 공수좌(空首座)와 흡사하여/ 가초(嘉招; 아름다운 초청)에도 연라(煙蘿)에서 나오길 긍정하지 않는구나. 답왈 감히 불출(不出)을 가지고(將) 높음을 삼나니/ 후삭(朽索; 썩은 줄)이 그, 육마(六馬)와 같은 것을 어찌하겠나/ 다행히(賴) 도계(舀谿; 개울물을 푸다)하는 긴 자루 구기(杓)가 있어/ 상월(霜月)에 송라(松蘿; 소나무겨우살이)에 있음에 방애되지 않는다. 공(空)의 게구(偈句)는 풍운(風韻)이 고묘(高妙)했고/ 사리(事理)에 더욱(尤) 원융(圓融)했다. 예컨대(如) 촬약도인(撮藥道人)에게 주어(贈) 가로되 당양(當陽; 當面)하여 염출(拈出)하니 대가(大家; 대중)가 보아라/ 내처(來處)가 분명하고 거처(去處)도 단적(端的; 端)하다/ 모두(總) 이 제인(諸人)이 스스로 차호(遮護)하나니/ 선생(先生)은 호발(毫髮; 가느다란 털) 만큼도 상만(相謾)하지 않는다. 또 수루도자(修漏道者)에게 주어(貽) 가로되 이곳의 총림에서 일조(一遭; 一周. 遭는 量詞) 달리고(走)/ 고전타와(敲甎打瓦)하며 노고를 사양하지 않네/ 홀연히 통천(通天)의 구멍(竅)을 답착(踏著)한다면/ 종전(從前)의 입처(立處)가 높았는 줄 비로소 깨치리라. 또 설중(雪中)에 승게(僧偈)에 화(和)해 가로되 건곤을 개부(乾坤)하니 공(功)이 있음과 흡사하고/ 통연(洞然; 환한 모양)히 명백하나 또 자취(蹤)가 없다/ 그, 자취가 없는 곳을 알지 못함과 같더니/ 옥설(玉屑; 옥가루)이 비비(霏霏; 눈이나 비가 紛飛하는 모양)하며 안중(眼中)에 떨어진다. 증시랑(曾侍郞) 길보(吉甫)가 일찍이 시가 있어 그(之)에게 기탁해 가로되 강서의 구법(句法)은 공공(空公)이 얻었나니/ 일향(一向) 도선(逃禪)하여 당겨도(挽) 돌이키지 않네/ 심밀(深密)한 가타(伽陀)가 천하에 묘하나니/ 파중(派中)에서 왔다고 말할 줄 아는 사람이 없다. 그(其)를 명공(名公)이 격절(擊節)함이 이와 같았다.
●香嚴上樹; 향엄은 곧 지한(智閑). 청익록 제7칙 향엄상수(香嚴上樹). 향엄이 수어(垂語)하여 이르되 예컨대(如) 사람이 나무에 올라 입으로 나뭇가지를 물고 손은 가지를 잡지 않고 발은 가지를 밟지 않았는데 아래에서 어떤 사람이 서래의(西來意)를 물으매 만약 대답하지 않으면 그의 묻는 바에 위배되고 만약 대답하면 또 상신실명(喪身失命)하리니 바로 이러한 때를 당해 어떻게 해야 곧 옳겠느냐. 호두초(虎頭招) 상좌(上座)가 있어 이르되 수상(樹上)은 곧 묻지 않습니다. 나무에 오르지 않았을 적에 화상의 말씀을 청합니다. 향엄이 하하대소(呵呵大笑)했다.
●鷓鴣; 1. 새 이름. 조정사원2. 자고(鷓鴣) 상은 지야절(之夜切; 자)이며 하는 음이 고임. 형상이 꿩과 비슷하고 강남에서 생활함. 2. 당(唐) 교방곡(敎坊曲; 고대의 官方音樂)의 명칭이니 산자고(山鷓鴣)의 생칭(省稱). 여기에선 2를 가리킴.
●七十二鑽; 종용록 제10칙. 장자에 이르되 송원군(宋元君)의 꿈에 머리카락에 덮힌 사람이 가로되 나는 재로(宰路)의 연못에서 비롯하였으며 나는 청강(淸江)을 위해 하백(河伯)의 처소에 사신이 되었으나 어자(漁者. 어부)인 여차(余且)가 나를 획득했습니다 하였다. 꿈을 깨 그것을 점치매 신귀(神龜)였다. 어자에 과연 여차란 이가 있었고 흰 거북을 그물로 잡았는데 그 둘레가 다섯 자였다. 원군(元君)이 그것을 살려주려고 했는데 그것을 점치매 가로되 거북을 죽여야 점괘가 길하다 하므로 이에 거북을 갈라 일흔두 번 뚫었으나(鑽) 유책(遺筴)이 없었다(筴은 점대, 점칠 적마다 적중함).
●煙蘿; 초수(草樹)가 무밀(茂密)하고 연취나전(煙聚蘿纏)함이니 이를 일러 연라라 함. 유거(幽居) 혹 수진(修眞)하는 곳을 차지(借指)함.
●當陽; 또 당양(當揚)으로 지음. 1. 햇빛을 대착(對著)하여 환히 드러나서 명백함. 2. 당면. 당장. 당하. 여기에선 2를 가리킴.
●一遭; 조(遭)는 양사니 1. 주(周), 전(轉). 2. 차, 회.
●敲甎打瓦; 고전타와(敲磚打瓦)와 같음. 언구의 문답에 빠지고 묻힌 자에 대한 기척어(譏斥語; 꾸짖으며 배척하는 말).
●逃禪; 1. 이르자면 학불(學佛; 불법을 배움)임. 서상기(西廂記) 중 최앵앵(崔鶯鶯) 야청금잡극(夜聽琴雜劇)에 이르기를 나는 경문도 또한 얘기할 줄 알지 못하고 도선(逃禪)도 또한 가서 참하기에 게으르다 했고 두보의 음중팔선가시(飮中八仙歌詩)에 이르되 소진(蘇晉)이 수불(繡佛)의 앞에서 장재(長齋)하며 취중에 왕왕 도선(逃禪)을 좋아했다 했음. 혹 이르기를 도선(逃禪) 1사(詞)는 마치 도묵(逃墨)ㆍ도양(逃楊)과 같이 이는 도(逃)하여 나감이며 도(逃)하여 들어옴이 아니다 함. 그러나 일반으로 다분히 도선을 학불의 뜻으로 삼음. 2. 둔제(遁世; 속세를 피하여 은둔)하여 참선함을 가리킴. 여기에선 2를 가리킴.
●伽陀; <범> gāthā. 범어 가타는 화언으론 풍송(諷頌)이니 또 가타(伽他)로 지음 12분교(12부경)의 하나. ▲법화현찬2. 범어로 이르되 가타(伽陀)는 여기에서 번역하면 송(頌)이다. 송이란 것은 미(美)며 가(歌)다. 송 중의 문구는 극히 미려한 연고며 가송(歌頌)인 연고다. 와략(訛略)으로 이르되 게(偈)다.
●擊節; 타박자(打拍子; 박자를 맞춤)를 가리킴. 후에 써서 다른 사람의 시문이나 혹은 예술 등에 대한 찬상(贊賞; 찬동)을 형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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